들꽃에게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 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할애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 일 들꽃이지만 홀씨를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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