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 꽃처럼
어머니의 두레밥상은 어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은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언제나 펼치시는 두레밥상
둥글게 둥글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숟가락 높이들고
골고루 나누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 끼 밥을 먹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 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썩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앉고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지지베베 즐거운
제비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 먹고싶다.
-정일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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