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망양ㅣ讀書亡羊

독서망양ㅣ讀書亡羊


[독서망양ㅣ讀書亡羊]

○ 책을 읽느라 먹이던 양을 잃다.
○ 讀(읽을 독) 書(글 서) 亡(망할 망) 羊(양 양)

책을 읽느라 양을 잃어버렸다는 뜻으로, ①마음이 밖에 있어 도리(道理)를 잃어버리는 것 ②다른 일에 정신(精神)을 뺏겨 중요(重要)한 일이 소홀(疏忽)하게 되는 것. 양을 잃는다는 亡羊(망양)이 들어간 성어는 제법 된다. 양을 잃고 난 뒤 우리를 고친다는 亡羊補牢(망양보뢰), 갈림길이 많아 갈 바를 모르는 多岐亡羊(다기망양) 또는 亡羊之歎(망양지탄), 작은 것을 잃고 큰 것을 얻는 亡羊得牛(망양득우) 등이다. 책을 읽느라(讀書) 먹이던 양을 잃는다(亡羊)는 이 말은 보기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독서에 빠져 양을 잃었다며 그만큼 학문에 열중한다고 재산은 사소한 것이라 여길 수 있고, 엉뚱한 일에 정신이 팔려 본업인 양 먹이기를 팽개쳤다고 비난할 수 있다. 이 성어가 처음 나오는 ‘莊子(장자)’에는 구분이 어떨까.

老子(노자)와 더불어 道家(도가)의 양대 산맥인 莊周(장주)는 종횡무진 비유법으로 사물을 꼬집는다. 장자는 학문을 중시하고 仁義(인의)를 중시하는 儒家(유가)에 대해 반자연적이라며 비판한다. 外篇(외편)의 騈拇(변무, 騈은 쌍말 변, 拇는 엄지손가락 무)편에 실린 내용은 의미가 더 깊다. 옛날 어느 곳에 젊은 사내 종 臧(장)과 어린 종 穀(곡)이 양을 치면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둘은 같은 날 동시에 양을 잃었다. 장에게 어찌된 일인지 물었더니 책을 끼고 다니며 읽다가 양을 잃었다고 했다. 곡은 장기를 두며 놀다가 잃었다고 했다. ‘두 사람이 한 일은 달랐지만 양을 잃은 사실은 같다(二人者事業不同 其於亡羊均也/ 이인자사업부동 기어망양균야).’ 양을 잃은 것은 같은데 도박을 한 사람보다 독서를 한 사람이라고 더 훌륭하다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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