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이상 징후 느껴지면 즉시 검사 받길
연초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고로 병마는 특정 시기에 만나기로 한 친구처럼 때를 기다려 찾아오지 않는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60대 택시기사와 상담을 했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별 문제가 없자 그는 오른쪽 복부가 이따금 불편할 때가 있다고 호소했다. 대장내시경을 권했지만 안 받겠다고 했다. 6개월 전 다른 병원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는 것이다. 의사인 나조차도 다시 검사하자는 말이 꺼려지긴 했지만 설득을 멈출 수 없었다. “아플 때 병을 찾자고 있는 것이 내시경이며, 이는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검진과는 다릅니다.”
그는 나의 설득에 용기를 냈고, 놀랍게도 조기대장암이 발견됐다. 발병 초기라 큰 후유증 없이 치료돼 두 달만에 현업에 복귀했다. 만약 그때 내시경을 받지 않았다면 대장암세포는 검사를 미룬 기간만큼 더 커져 있었을 것이다.
가족력과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고 해서 대장내시경을 받지 않고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만 받는 사람들이 많다. 분변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대장내시경을 하면 대장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검진을 한 지 얼마 안 됐다고 이상 증후가 느껴져도 검사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면 안 된다. 한국 사람들은 ‘정기검진’만 하면 건강을 잘 챙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기검진보다 중요한 것이 이상 증후가 나타났을 때 곧바로 검사를 하는 것이다.
최근 육류 및 인스턴트 위주의 식습관 변화와 비만으로 대장암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20, 30대층에서도 이제 대장이나 직장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따라서 자각증상이 없는 20, 30대층은 물론 4주 이상 지속되는 변비나 설사, 복통 및 혈변이 있는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선홍빛 혈액이 아닌 검붉은 혈액이나 점액이 섞인 변이 나오는 경우도 암일 경우가 있으니 검사를 해봐야 한다. 특히 혈변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대장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질로 인한 혈변일 경우 대개 2주면 멈추지만 대장암으로 인한 혈변은 지속되기 때문이다.
대장암 예방의 첩경은 간단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인스턴트 음식이나 고지방 식품을 멀리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채식주의자에게도 최근 용종이 드물지 않게 발견되고, 20대에서도 선종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용종은 원인이 어쨌던 간에 분명 다양화하고 있고, 발병 연령도 빨라지고 있다.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대장용종과 대장암의 경우 이전의 건강검진 때 괜찮았다고 해서 이후 병이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니 복통, 혈변, 배변습관 변화 등의 이상 증상이 보일 땐 즉시 병원을 찾아 상담과 함께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웰니스병원 내과 (조용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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