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이 아름답다 / 서미영
들국화는 비바람을 피하지 않는다
짙은 어둠 속에서 제 심장의 껍질을 벗겨
빗물에 촉촉이 심장을 헹구어 놓았기에
한낮에 태양 아래 서도 저리 당당하다
당신의 사랑은 저 들국화를 닮았다
바람을 끌어안고 버티다 떠나간 당신
꺾일 듯 휘청이면서도 나를 향해 서있던
눈물 나도록 고마운 당신의 사랑이 아름답다
가을 달빛은 바람에 꺾이지 않는다
어둠을 씻어 내느라 헐어버린 손끝마저
아침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보이겠지만
햇살 끝자리에 으깨진 당신의 눈빛을 마주한다
당신의 사랑은 그 달빛을 닮았다
어둠을 덮어쓰고 쓸쓸히 떠나간 당신
아름답게 남고 싶던 사랑은 꿈이 되었지만
마음을 기댈 수 있었던 당신의 사랑이 아름답다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