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나를 위해서 살기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 살기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 살기

어릴 때는 부모가 좋고,
학교에 입학하면 친구가 좋고,
사랑할 나이가 되면 연인이 좋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면,
추억을 회상하며 만날 친구를 잠시 찾다가,
돌아가야 할 곳은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 혼자 있는 시간’ 
 
나는 나와 살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과 장소,
취향과 미세한 향기의 차이까지,
나는 나를 잘 알아야 한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연인의 취향을 고려하기 위해,
우리는 그간 얼마나 자신을 억누르고,
남과 억지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는가. 
 
식사가 끝나면 바로 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과
과일까지 먹고 나서 치우는 사람이 같이 살면,
그 사소한 10분 차이로 싸움이 난다.
빨리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외친다.
“나는 치우는데, 한가하게 과일 먹고 앉아 있냐?”
그럼 그는 이렇게 응수한다.
“과일 먹고 10분 후에 같이 치우면 하늘이 무너지니?”
아무리 싸워도 부부는 서로의 주장을 바꾸기 힘들다.
매번 같은 문제로 싸우지만,
늘 처음처럼 치열하게 싸운다. 
 
결국 나는 나와 잘 지내야 한다.
세상이 깎아내려는 나의 각진 마음도,
‘그래서 먹고 살겠냐?’라는 비난과 엄포도,
나 혼자 있는 이 시간에는
내가 그 모든 것을 안을 수 있다. 
 
오늘은 다른 사람 말고,
지친 내 어깨를 두드려주자.
‘고생했어, 오늘도’
‘잘했어, 너는 늘 참 멋져’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 살자.
나를 용서할 사람도,
내게 힘을 줄 사람도,
결국 나뿐이니까. 

– 김종원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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