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하용이ㅣ談何容易

담하용이ㅣ談何容易


[담하용이ㅣ談何容易]

○ 말하는 것이야 어찌 어렵겠느냐는 말
○ 談(말할 담) 何(어찌 하) 容(쉬울 용) 易(쉬울 이)

말하는 것이야 어찌 어렵겠느냐는 말로,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쉽사리 말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뜻.

한서(漢書) 동방삭편(東邦朔篇)에 나오는 말이다. 전한(前漢) 때의 문인 동방삭은 산둥성[山東省] 염차(厭次) 출신으로, 막힘이 없는 유창한 변설과 유머에 능해 무제(武帝)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측근으로서 무제의 뜻을 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황실의 사치를 간하는 근엄함도 갖추었다. 무제가 장안 근처에 황실 전용의 사냥터 상림원(上林苑)을 만들려 할 때 그는 국고를 비게 하고 백성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무제는 이를 듣지 않았다. 또 그가 부국강병책을 건의했지만 그것도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객난(客難)’, ‘비유선생지론(非有先生之論)’ 등을 써서 무제를 간하였다. 담하용이란 말은 비유선생지론에 나오는 말이다. 이 작품은 비유선생과 오왕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담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비유선생은 오왕을 섬긴 지 3년이 지나도록 자기 의견을 조금도 말하지 않았다. 오왕이 어이가 없어서 계속 의견을 말할 것을 요청했지만 선생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오왕이 나중에는 안달이 나서 무슨 말이든지 해보라고 하자, 비유선생은, “좋습니다. 입을 여는 것은 간단한 일입니다.” 하고는, 역사 이래 임금을 간하다가 죽은 충신 이름을 행적과 함께 풀어낸 후 “입을 열기가 어찌 그리 쉬운 일이겠습니까(談何容易)?” 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아부하고 아첨하여 등용된 인물, 임금이 포악했기 때문에 세상을 피해 산 인물의 행적을 들어 충신을 멀리하고 소인배를 등용한 어리석음을 말하였다. “입을 열기가 어찌 그리 쉬운 일이겠습니까?” 선생은 또 현인이 밝은 군주를 만나 서로 도와 가며 나라를 일으키고, 융성하게 한 사례도 들어 군주로서의 올바른 마음가짐을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오왕은 감동하여 이후부터 선생의 간언을 받아들이고 정치를 개혁하여 마침내 오나라를 융성하게 하였다.

담하용이란 이와 같이 입으로야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스스로 말을 삼가고 행동을 근신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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