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돋아난 싹 / 임봉숙
미완성으로 잘려 버린 생
잡초로 밉보여졌을까
꽃 피고 열매 맺으면
어련히 흙으로 갈 텐데
진액 빠져나간 뿌리 의지하며
처연히 올라온 새싹
가을빛에 함초롬하다
한 세상과 이별하기엔
아직은 쏟아야 할 열정 남았거늘
방울방울 눈물 삭히며 펼치는
가녀린 맥박의 전율 애처롭다
그래,
낮에는 햇살의 어루만짐
밤에는 가을 밝히는 벌레들
빛 부시게 목청껏 보내는 응원과
변함없는 땅의 힘 믿어야 해
무성했던 날 가고 없지만
제2의 인생,
혼신 다해 살아보는 거야
간혹, 쓸쓸하고 외롭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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