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혹은

늘, 혹은


[늘, 혹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떠나는
시간들 속에

늘, 혹은
때때로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내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벗이여
님이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여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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