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였으면 좋겠어

너였으면 좋겠어


[너였으면 좋겠어]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일부러 인연을 만들지 않아도
우연히 스치듯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

조용한 찻집에 마주앉아
그저 사람 사는 얘기하며
고운눈길 마주 보며 미소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

기분 좋은 너털웃음도
장난기 가득한 눈빛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고

만만치 않은 삶의 길목에서
소소한 이야기 담담히 풀어 놓으며
알게 모르게 쌓여있는 욕심 내려놓고
그 시간만큼은 단순해지고 싶어

그러다 문득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싶어
두 눈 맞추며 같은 생각이냐고
눈빛으로 질문해도 그 뜻을 알아차리고

어제 만난 사람처럼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서
잘 보여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전혀 걱정이 안 되는 편안한 사람

가슴속 밑바닥에 깔린
크고 작은 덩어리들을 내보이지 않아도
가끔 얼굴에 드러난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더라도
알면서도 모른 척 해주는 배려가 돋보이는 사람

어둠이 짙게 깔린 퇴근 무렵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묻어날 때
우연이라도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에게 그 사람이
바로 나였으면 더욱 좋겠어

– 조미하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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