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에 있는 너 

내 마음 속에 있는 너 


[내 마음 속에 있는 너] 
 
내 마음속엔
아름다운 굴뚝이 하나 있지 
 
너를 향한 그리움이
하얀 연기로 피어 오르다
노래가 되는
너의 집 이기도 한 나의 집 
 
이 하얀 집으로
너는 오늘도 들어오렴
친구야 
 
전에는 크게
굵게 쏟아지는 소낙비 처럼
한꺼번에 많은것을 이야기 하더니 
 
지금은 적게 내리는 이슬비 처럼
조용히 내개 오는 너 
 
네가 어디에 있든지
너는 쉬임 없이 나를 적셔준다 
 
소금을 안은 바다처럼
내 안엔
늘 짜디 짠 그리움이
가득 하단다 
 
친구야
미역처럼 싱싱한 기쁨들이
너를 위해 자라고 있단다 
 
매일 산 위에 올라
참는 법을 배운다 
 
몹시 그리운 마음
궁금한 마음 
 
즉시 내 보이지 않고
절제할 수 있음도 
 
너를 위한 또 다른 사랑의 표현임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한다 
 
매일 산 위에 올라
바다를 보며 참는 힘을 키운다 
 
늘 보이지 않게 나를 키워주는
고마운 친구야 
 
비 오는날 듣는 뻐꾹새 소리가
더욱 새롭게 반가운 것 처럼 
 
내가 몹시 슬픔에 젖어 있을때
네가 내개 들려 준 위로의 말은 
 
오랜 세월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단다 
 
내 얕은 마음을 깊게 해 주고
내 좁은 마음을 넓게 해 주는 너 
 
숲속에 가면
한 그루 나무로 걸어오고 
 
바닷가에 가면 한점 섬으로 떠서
내게로 살아오는 너 
 
늘 말이 없어도
말을 건네오는 내 오래된 친구야 
 
멀리 있어도 그립고
가까이 있어도 그리운 친구야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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