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충수ㅣ濫竽充數

남우충수ㅣ濫竽充數


[남우충수ㅣ濫竽充數]

○ 악기를 마구 불며 숫자만 채우다
○ 濫(넘칠 남) 竽(피리 우) 充(채울 충) 數(셈 수)

무능(無能)한 사람이 재능(才能)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함. 악기를 마구 불며 숫자만 채우다,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나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가 分數(분수)다. 그런데 덜 떨어진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 사람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실속 없는 자가 유난히 허세를 부리는 경우를 속담에서 ‘없는 놈이 있는 체 못난 놈이 잘난 체’라고 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는 것을 아울러 ‘세 가지 체병’이라며 주의하라고 깨우친다. 실력이 없는 자가 운 좋게, 또는 높은 사람에 잘 보여서 분수에 넘치는 지위에 올랐어도 밑천은 들통 나게 마련이다. 이럴 경우에 사용하는 성어가 竽(우)라는 피리를 제멋대로 부는 南郭(남곽)이란 사람의 이야기다.

戰國時代(전국시대) 齊(제)나라의 宣王(선왕)은 관악기의 일종인 우의 연주 듣기가 취미였다. 우를 불도록 할 때는 반드시 300명이 합주하는 것을 즐겼다. 남곽이라는 처사가 선왕을 위해 우를 연주하겠다고 간청하자 왕은 대단히 기뻐했다(南郭處士 請爲王吹竽 宣王說之/ 남곽처사 청위왕취우 선왕열지). 그러면서 남곽에게 다른 훌륭한 악사와 똑 같은 수준으로 수백 명분의 곡식을 내렸다. 남곽이란 자는 우를 전혀 불 줄 몰랐으나 다른 합주단원들의 틈에 끼여 열심히 연주하는 흉내를 내며 그럭저럭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선왕이 죽고 緡王(민왕, 緡은 돈꿰미 민)이 즉위했는데 그는 합주를 싫어하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부는 것을 듣기 좋아했다. 들통 날 것이 두려웠던 남곽은 그제야 줄행랑치고 말았다.

우를 아무렇게나 불며(濫竽) 악대의 숫자만 채운다(充數)는 고사는 ‘韓非子(한비자)’의 內儲說(내저설) 상편에 나온다. 濫竽(남우)라고 줄여서 말하거나 南郭濫吹(남곽남취) 또는 南吹(남취)라 해도 같은 의미다. 한비자는 여기에서 임금이 신하를 다스리는 일곱 가지 방법 七術(칠술)을 설명했다. 남곽의 이야기를 통해 한 번 들으면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