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 쓴 편지
하늘이 깊은
오늘 같은 날에는
기억에 새긴 이름 하나
부르고 싶습니다.
억새꽃 휘청이는 언덕에서
가슴에 베인 미소 하나
마주 보고 싶습니다.
가을이 웅성이는 숲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
한번쯤 바람으로라도
들려지면 더 좋겠습니다.
낙엽에 쓴 편지
하얀 눈이 오기 전에
읽어 주었으면 …
내 오랜 기다림
가을이 저물기 전에
만나 보고 싶습니다.
세월이 먼저 잊을까
마음이 먼저 포기할까
두려움으로 헤아리는 날들
빈 그 자리에는
돌아온 가을새 한마리
처마끝에 작은 둥지를 올리네요
-지소영 ‘낙엽에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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