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님, 고운 님 /오광수
나의 님, 고운 님 /오광수
처음엔 산이 막혀
못 오신 줄 알았습니다
한참을 둘러 보아도
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지나가는 메아리를 불러서
물어보았습니다
흐르는 강물 소리에
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귀 기울려도
님의 음성 들리지 않아
맴을 도는 강바람 붙잡고
물어도 보았습니다
파란 하늘이 너무 고와서
거기 계신 줄만 알았습니다
고개 들고 쳐다봐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아
흘러가는 휜 구름 손짓해
물어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나의 고운 님은
메아리 몰래
강바람 몰래
흰 구름 몰래
내 가슴 속에 조용히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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