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침묵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만족하되
민들레꽃을 부러워 하지도,
닮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디 손톱만한 냉이꽃이
함박꽃이 크다고 하여
기 죽어서 피어나지 않은 일이 있는가.
싸리꽃은 싸리꽃대로
모여서 피어 아름답고
산유화는 산유화대로 저만큼
떨어져 피어 있어 아름답다.
사람이 각자 품성대로
자기 능력을 피우며 사는 것.
이것도 한송이의 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채봉 ‘스무살 어머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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