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홍세희

길 / 홍세희


[길 / 홍세희]

나는 알고 있다
꼬부라진 길모퉁이 지나면
아름다운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그 길 지나면
또 다른 내리막길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 길 지나면 힘든 오르막도 있지만
그 옆 옥수수 밭에서 잠시 쉬어 가면 된다는 것을 그래도 늦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길을 가다가 쉬어가도 된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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