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에는
공허로움이
이유 없이 밀려오는 날엔
은빛 햇살 손에 손을 잡고
산책길을 걸어보아요. 우리
그리움이
하얀 파도 넘실대듯
일렁이는 날에는
파란 하늘 흰 구름도 쉬어가는
호숫가에 앉아
청정한 물빛 그리움
잔잔한 수면 위로 띄워 보내리
사그락사그락
수채화 물감 입히는 바람 소리
주홍빛 스카프 목에 두른 단풍나무
그늘에 앉아
바람이 풀어 놓은
옛 추억의 노래 들어보아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 난 빈 가슴엔
들녘 금빛 바람 토실토실 춤사위
따라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
한가락에 휘파람 실어 보내리
젊은 날이
문득 그리워지는 날에는
코스모스 피어있는 들길 따라서
오랜 기억 속의 소녀로 돌아가
가을 향기 품은
순수한 사랑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아요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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