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기다린다는 것,

그건 참으로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해가 지고, 내 삶의 노을이 졌다.

그 하늘 위로 수많은 별들이

떠오를 것이고,

어쩌면 오늘 밤 길 잃은 별 하나가

우주 너머로 자취를 감출지도 모를 일이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이 무언지 묻지 마라.

때로 말도 되지 않는 것이

어떤 사람에겐 목숨보다 더

절실한 것이 될 때도 있으니,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그것이 내 살아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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