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쪽으로 / 김형술
구름은 늙지 않는다
구름에겐 나이가 없다
끊임없이 몸을 바꾸며 달려가다
문득 흔적 없이 흩어지는
구름에겐 무덤이 없다
묘비명 따위를 가지지 않는
완벽한 가벼움을 본능으로 가져
햇빛을 들어 올리고
온몸으로 바람을 입으며
제 스스로 몸을 허물고 세워
찰나와 영원의 경계를 허문다
날마다 죽어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저 완벽한 생애
어깨 위에 집을 얹고
온몸에 주렁주렁
거울과 서랍을 매단 채
누군가 햇빛 속을 걷는다
바람 한 점 없는 여름 한낮
구름 쪽으로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