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천지마ㅣ嚙韉之馬

교천지마ㅣ嚙韉之馬


[교천지마ㅣ嚙韉之馬]

○ 언치를 물어뜯는 말, 자기 편 끼리의 싸움
○ 嚙(깨물 교) 韉(언치 천) 之(갈 지) 馬(말 마)

제 언치 뜯는 말이라. 제 언치를 뜯으면 장차 자기 등이 시리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친척이나 동기(同氣)를 해치는 것은 결국 자신을 해치는 것과 같다는 뜻의 속담.

자기네 패거리 속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말할 때 흔히 自中之亂(자중지란)이란 말을 쓴다. 이 말은 글자 그대로 자기들 안의 싸움이란 뜻이다. 같은 의미인데 그보다 조금 어려운 嚙韉之馬(교천지마)란 성어도 있다.

嚙는 깨문다는 뜻이고 韉은 그네를 뜻하는 韆(천)과는 달리 말이나 소의 안장이나 길마 밑에 깔아 그 등을 덮어 주는 방석이나 담요를 말하는 언치다. 그래서 嚙韉之馬는 자기 몸에 얹혀 있는 언치를 물어뜯는 말이라는 뜻으로 자기들끼리의 싸움이다.

조선 인조 때의 학자 玄默子(현묵자) 洪萬宗(홍만종)의 문학평론집인 ‘旬五志(순오지)’에 이 말이 실려 있다. 이 책은 洪萬宗이 병으로 한강변 집에 누워 있을 때 근심을 잊기 위하여 예전에 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집필을 시작한 날부터 끝마친 날까지 겨우 보름이 걸려 책의 이름을 열흘 旬자를 넣어 ‘旬五志’라 했다 한다. 이 책에는 鄭澈(정철) ·宋純(송순) 등의 대문장가 시가와 중국의 소설 ‘西遊記(서유기)’에 대한 평론이 있어 유용한 자료로 쓰일 뿐 아니라 부록에 실린 130여 종의 속담이 한자로 번역되어 재미를 높인다.

관련 기록은 ‘嚙韉之馬 言訾毁親戚 不覺損己(교천지마 언자훼친척 불각손기)’로 언치를 뜯는 말이란 친척 간에 헐뜯는 것이 자기에게 해가 되는 줄 깨닫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말은 제 언치를 물어뜯지 않으나 사람들이 짐승보다 못한 자가 있어 이런 말이 생겼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訾는 헐뜯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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