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일지라도
고단한 삶일지라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살아 있으므로 살아내야 한다
비바람이 불어 폭풍우로 바뀌었어도
갈대는 잠시 휘었을망정 꺾이지 않았고
서로 부딪혀 울었을망정 포기하지 않았다
겨울을 참아내고 꽃이 피는 홍매화를 보라
무서운 칼바람에 제 몸이 베였을망정
지켜온 자존심을 결국 피우지 않더냐
둥근달이 언제나 둥글더냐
어둠이 갉아먹고 적막이 갉아먹었어도
심호흡 한 번에 다시 차지 않더냐
지난 설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꽉 막혔던 도로도
시간이 약이라고 기억도 안 날 만큼
지금은 뻥 뻥 뚫려서 잘 달리지 않더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살아 있으므로 살아내야 한다
비록 견딜 수 없을 만큼 고단한 삶일지라도
당당히 내 것을 지키며 살아내야 한다
글 : 友美 김학주 (詩人)
우미의 아침 편지 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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