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해진다는 것
한 톨 쌀이
된다는 것
햇살의
끈질긴 유혹
바람의
흔들림
밤의
깊은 외로움
참새떼
난도질을 견디는
과정
그냥
무거워지는 게
아니다
이파리의
보이지 않는 떨림
땅속뿌리의
꼼지락 거림
끝으로 끝으로
차오르는
수많은
조각들로
겸손이 된다
성숙해진다는 것
기쁨과
슬픔이 버무려진
때론
빗줄기 뒤통수로
숱한 시간
진통 끝에
감당할 만큼
무게로 고개숙인
일렁거림
꽃이 핀다고
모두가 열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산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느낌의
작은 순간들
흐르는 대로
운명을 즐기다 보면
아래로
아래로 고개 숙인
꽉 찬
벼이싹의
알곡이 된다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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