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 김민소
소중한 사람이여
겨울이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쓸쓸했던 우리들의 뒤란에도
함박눈이 찾아와 수다를 떨겠지요.
나목을 만들고 떠난 가을을
다시는 원망하지 말기로 해요.
삶은 어제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때문에 존재하는 것
참을 수 없었던 이별도
겹겹이 쌓아 두었던 그리움도
벽난로에 모두 넣어
가슴 뭉클한 시로 만들어요.
하늘이 부르는 날이
언제가 될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지상에 남아있는 동안은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려야 하는 것
소중한 사람이여
이 겨울엔 인연의 길목마다
하얀 우체국이란 현판을 달기로 해요.
그대에게 달려가는 눈꽃 편지가
행여, 길을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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