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욕심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 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같은 건 받을 상상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참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나의 좋은 점,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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