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부

가을 안부


[가을 안부]

사는 일이 늘 그러한데
별고 없느냐는 안부는
묻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바다 주변을 맴도는 갈매기 같고

하늘 주변을 떠도는 구름 같기만 해서
덜어내고 덜어내니
가을 편지지는 백지가 됩니다

공허한 말만 비처럼 쏟아질까
해처럼 부서지는 글 줄은 생략했지만
책갈피를 눌러 잘 말려진
꽃 잔디 한 움큼은 넣었습니다

욕심내어
달빛에 퉁퉁 달아오른 낙엽도
고운 빛깔만 고르고 골라
셀로판지로 다림질하여 넣었습니다

이 가을 향긋한 계절의 문장을 빌어
붉게 단풍 물 든 우체통에
향긋한 눈빛도 초롱초롱 넣었습니다

그리움 되라고
그리움 되라고

-배월선-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