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서곡 / 전영탁

가을서곡 / 전영탁


[가을서곡 / 전영탁]

사랑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가슴이 절절하고
애절하다는 것을
사랑하고서야 알았어라

사랑했다 말하면
이별을 뜻할까
사랑한다 말하면
행여 돌아설까
잎새에 이는 바람 하나에도
나의 밤은
늘 힘들어했다

어찌 할거나
오늘밤도 바람이 저리 휘돌고
달빛은 저리 푸르러
님 손길 없어도
사유의 묶인 끈이
사르르 풀리는데
부어라
마셔라
날이 새도록
서러움의 잔 채워
단풍보다 더 붉게 취해보자
달빛에 무르 익는 게
어찌 가을 뿐이더냐

사랑하기에 가슴 설레고
소중하기에 눈물 나는
아름다운 사람아
쪽빛 하늘 눈에 담아
푸른 눈물 질펀한데
그대 보다
가을이 먼저 와
내등을 두드릴것 같다

그대 생각에
잠못 이루는 밤
서창을 열어두고
촛불하나 밝히면
가슴에 핀 꽃 한송이는
밤마다 별이 되어
내 뜨락에 찾아온다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